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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기술] 미모의 치과 의사와 딸, 욕조서 살해됐지만 죽인 사람은 없다

by 천상연인 2024.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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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사건, 미모의 치과의사 모녀 살해 사건

 

  1995년 6월 12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아파트에서 치과의사 A 씨(31)와 그녀의 두 살 된 딸이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사건 현장에서는 다양한 추측과 함께 긴 법정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사건의 개요

  사건 당일 오전 8시 45분, 아파트 7층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한 주민이 경비실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119가 출동하여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안방 욕조 속에 숨져 있는 모녀를 발견했습니다. 화재 피해는 미미했지만, 경찰은 모녀가 타살된 뒤 범인이 증거를 인멸하려고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경찰은 모녀의 시신에서 목이 졸린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A 씨는 상의가 벗겨지고 하의는 반쯤 벗겨진 상태였습니다. 외부 침입의 흔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면식범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남편 B 씨를 1차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남편 B 씨는 사건 당일 오전 7시경 새로 개업할 병원으로 출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국과수 부검 결과, 모녀의 사망 시점이 오전 3시 30분에서 5시 30분 사이로 추정되면서 B 씨의 혐의는 더 강해졌습니다. 경찰은 A 씨의 일기장에서 발견된 불륜 정황 등을 토대로 치정 살인 가능성을 조사했습니다.

 

 

세계적 법의학자의 증언과 최종 무죄 판결

  1심에서는 B 씨에게 사형이 선고되었으나,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망 시점이 추정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대법원은 간접 증거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였습니다.

 

  파기환송심에서 B 씨 측은 세계적인 법의학자인 토마스 크롬폐허를 초빙하여 증언을 듣게 했습니다. 크롬폐허는 현 과학기술로는 사망 시점을 정확히 특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제3자의 범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무죄 판결은 대법원에서도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7년 8개월간의 긴 법정 공방을 거쳤으며, 결국 진범을 찾지 못한 채 미제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과 국과수의 수사 및 부검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치과의사 모녀 살해 사건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사건의 미궁 속에서 법정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피해자와 가족에게는 깊은 상처만 남겼습니다. 이 사건은 범죄 수사의 복잡성과 법의학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으며, 앞으로의 수사 기술 발전에 큰 교훈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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